작품 정리

바리공주(바리데기)

줄거리

바리공주는 오귀대왕을 아버지로, 길대 부인을 어머니로 하여 출생하였다. 오귀대왕은 아들을 바랐지만, 길대 부이니 연속해서 여섯 명의 딸을 낳자, 일곱째 딸인 바리공주를 태어나자마자 옥함에 넣어 바다에 던져 버렸다. 그런데 어느 바닷가에 사는 노부부가 옥함을 발견하고 그 속에 든 아기를 꺼내어 길렀다.

바리공주가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오귀대왕이 병에 걸렸다. 점치는 이가 서천 서역국의 약물을 구해 먹어야 낫는다고 말해 주었고, 오귀대왕은 여섯 딸들에게 부탁해 보았으나 모두 그곳에 가기를 거절하였다.

이때, 바리공주가 부모를 찾아 헤매던 중, 목숨이 경각에 달린 오귀대왕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의 목숨을 구할 약수를 얻기 위해 서천 서역국으로 떠난다. 바리공주는 가는 도중에 많은 시련을 겪지만 석가 세존의 도움으로 모두 극복해 내고 마침내 그곳에 도착한다.

바리공주는 그곳에서 약물의 임자인 무장승의 명령대로 9년을 하녀로 살다가, 그의 청대로 그와 결혼하여 일곱 명의 아들을 낳아 준다. 그리고 마침내 약물을 가지고 아버지인 오귀대왕에게로 돌아온다. 그런데 돌아와 보니 부모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바리공주는 깜짝 놀랐으나 약물을 그들의 입에 떨어뜨려 넣자 부모가 소생하였다.

오귀대왕은 그제서야 바리공주를 알아보고 은공에 감사했다. 바리공주는 그 공덕으로 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무속의 여신이 되었다.

작품 정리

◆ 갈래 → 설화(신화)

◆ 성격 → 신화적, 서사적, 교훈적, 주술적

◆ 주제 → 바리공주의 효심과 고난 극복을 통한 성취

◆ 구성 → 5단의 영웅 설화적 구성

1) 공주의 신분으로 탄생(고귀한 출생)

2) 딸이라는 이유로 버려짐, 부모와의 이별(기아)

3) 부모의 병환과 재회(고난)

4) 바리공주의 모험(시련, 효심과 희생)

5) 부모님의 회생(치병)과 무신(무당의 조상신)이 된 바리공주(시련극복과 성취)

◆ 모티프 → 부모가 자식을 버리는 기아 모티프, 약을 구하기 위해 모험 여행을 떠난다는 구약 모티프, 이미 돌아가신 부모님의 생명을 다시 살려낸다는 재생 모티프, 자기를 버린 부모에게 효도하는 효도 모티프 등이 나타난다.

◆ 해설

딸이라는 이유로 자신을 버린 부모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온갖 고행을 견디며 약을 구하고 결국 무신이 된 바리공주의 일대기를 노래하고 있다. 이 노래는 무당이 굿을 하면서 부르는 서사 무가로, 무속의 신인 바리공주의 일대기를 그려 놓은 '본풀이'다. 망자의 혼을 위로하고 저승 세계로 인도하는 무속 의식에서 구연되었다. 바리데기 무가는 오구풀이(전라도), 바리공주(서울), 칠공주(함경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이름은 ' 버리다'에서 나온 말로, 즉 '버려진 아이'라는 뜻을 가진다. 서사 무가는 한 인물의 일생을 다룬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바리데기는 '효'를 주제로 한 이야기로, 부모의 병을 낫게 하는 약을 구하기 위해 시련을 겪고 모험을 하는 이야기다.

'바리공주'는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자 하는 인간의 소망을 보여 준다. 바리공주가 무속의 주요 기능 중의 하나인 질병 치료를 시작했다는 점에 근거하여, 이 무가를 무조(巫祖), 즉 무당의 조상 신화로 분류하기도 한다.

'바리공주'의 신화적 성격의 특징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있다. 바리가 사령을 통제하는 신이면서 동시에 죽음이라는 현상을 관장하는 신이라는 데에 있으며, 개인적인 효녀로서의 바리가 국가의 공신으로서 집단적 추앙을 받는 영웅이 되고, 다시 모든 사람의 죽음을 관장하는 신이 되어 영속적인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중적 성격은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라는 마음과 죽음과 동시에 이승과는 단절해야 한다는 인간의 이중적 심리가 함께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각해 보기

◆ 바리공주의 상징성

* 희생 :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버림받는 부당한 희생을 당함, 효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고난을 겪어 냄. → 당대 여성의 수난을 상징

* 구원 : 비참한 운명을 인내로 극복하고 병든 부모를 죽음에서 구원함, 저승에서 고통받는 영혼을 천도함. → 바리공주의 영웅적 대처로, 당대 여성들 자신의 정체성과 소망의 형상화

◆ 바리공주와 다른 작품과의 관련성

* 기아, 재생, 효행 모티프가 혼합된 작품 → <숙향전>, <적성의전>과 같은 조선 시대의 소설

* 출생부터 버림을 받고 시련을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 영웅의 일생을 다룬 동양의 설화나 소설

* 집안의 위기를 극복함으로써 세상 일반의 구원자가 된 성취담을 다룬 작품 → <조웅전>, <옥루몽>

◆ '바리공주'에 나타난 한국 문학의 특질 : '여성의 수난과 그 극복' 모티프

바리공주는 버려진 여성으로서 고난을 극복하고 위업을 성취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모티프상 여성 수난이라는 한국 문학적 특질을 가진다. 또한 바리공주의 희생적 성격을 통해 '여성의 가치와 고귀함'이라는 주제가 드러나는 것도 한국 문학의 주요 특질 가운데 하나이다. 여성의 수난과 극복은 ①큰 고난 후의 성취, ②집에서 쫓겨난 딸이 나중에 집을 위해 큰일을 하는 것 ③불우한 부모를 위해 희생하는 경우 등으로 나타난다. 각각은 여성의 지혜, 남존여비 사상에 대한 비판, 극단적인 상황 제시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주제의식을 보여 주고 있으며, 이는 우리 민족사에서 여성의 지위가 매우 낮았으며 많은 수난을 당했다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지혜를 발휘하여 이러한 이러한 문제들을 잘 극복해 나갔다는 점을 보여 준다.

'여성의 수난과 그 극복' 모티프가 나타난 대표적인 작품과 주인공의 예는 다음과 같다.

'단군신화'의 웅녀	동굴에서 쑥과 마늘만 먹고 견뎌 사람이 된 뒤 환웅과 결혼하여 단군을 낳음.
'주몽신화'의 유화	천상적 존재인 해모수와 관계를 맺고 집에서 쫓겨나 고구려의 시조 주몽을 낳음.
'숯 굽는 총각 설화'의 처녀	솔직함 때문에 부모로부터 쫓겨났으나 타고난 복으로 부자가 됨.
'심청전'의 심청	공양미 삼백 석을 얻어 아비의 눈을 뜨게 하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으나 죽지 않고 왕후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