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과장.  상좌춤  

등장 인물 : 상좌(첫째) 7~8세 된 어린 중.

                 상좌(둘째) 15~6세 된 소년 중.

안면 : 흰색, 첫째 상좌의 가면포는 홍색, 둘째 상좌의 가면포는 청색

재담 : 무언(말하지 않는 멍추탈)

의상 : 전복에 흰색 도포를 입고 흰색 고깔을 쓴다.

옛날부터 산대놀이는 산 중턱에 무대장치도 없이 다만, 공연장소 중앙에 차일을 치고 관중들은 사방으로 둘러서서 구경토록 하였다. 산대놀이를 공연하는 데는 개복청(분장실) 또는 악사청(악사반주)이 있어야 공연을 하게 된다.

상좌 가면은 2개인데, 첫째 상좌의 가면포는 홍색이고, 둘째 상좌의 가면포는 청색이다. 가면을 쓰는데 '난목'으로 '이마받이'를 하면 땀이 눈에 흘러내리지 않고 또 잘 보인다.

상좌가 등장하면 염불 가락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삼현청(음악을 반주하는 곳) 10보 앞에서 '합장재례'의 춤을 춘다. 이 '합장재례'의 춤은 양주산대놀이를 구경하는 사람 모두가 구경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아무 '탈'도 없이 '뉘'도 없이 무사하기를 축원하는 의식무로 이것을 '판붙침'이라 한다.

'사방치기'는 사방제신에 고하는 춤. '팔뚝잡이' '활개펴기'에 '그드름' 춤을 추고 다시 타령장단에 '깨끼춤'을 춘다. '두루치기' '고개잡이' '깨끼' '깨끼리' '곱사위' '여닫이' '멍석말이'의 순서로 춤을 추고 삼현청 앞에 이르면 둘째 상좌가 등장한다.

둘째 상좌가 등장하여 '깨끼춤'을 춘다. 첫째 상좌가 춘 '깨끼춤'으로 '두루치기' '고개잡이' '끼끼' '깨끼리' '곱사위' '여닫이' 등의 춤을 추고 삼현청 앞으로 간다.

제2과장.  옴중춤  

등장 인물 : 옴중(옴에 올린 중), 팔목중

안면 : 흑홍색(가면포는 백색)

재담 : 있음.

의상 : 회색 용장삼을 입고 새끼띠를 매며 '옴벙거지'를 머리에 쓴다.

소지품 : 양봉, 옴방망이, 제금

전인물 : 상좌 2인

[옴중]

 (장내 입구에서 다리를 벌리고 허리에 두 손을 짚고서) 어! 내가 여러 해포만에 나왔더니 아래 위가 휘청휘청하고 어깨가 시큰시큰 하구나!

 (하면서 어깨짓, 엉덩이짓을 하고 나서) 기왕 남의 대방놀이판에 나왔으니 옛날에 하던 지랄이나 한번 해 보자. (한편 옴중은 물건을 팔려고 양봉을 딱딱 두드리면서 우편을 향하여 성큼성큼 들어가는데 상좌가 이것을 보고 살금살금 와서 양봉을 뺏으면 옴중은 깜짝 놀래어 <멍석말이>를 추면서) 이크! 여기가 못된 적혈(賊血)이로구나! 사람이 이렇게 인성만성한데 도적질이 일쑤야!

[상좌]

 (살금살금 옴중 앞에 가서 양봉(兩棒)을 딱딱 두드리면서 놀리고 돌아온다.)

[옴중]

 (이것을 보고 하는 말이) 얘 마라 마라! 남의 물건을 도적질 해 가지고 사람까지 놀려. 마라 마라 (장삼 자락을 휘두르면서) 요놈이! 맥다기를 보고 뺏어 갈 때는 쇠끝을 보면 더하겠구나! 그러나 어디 다시 해 보자! (옴중은 허리 뒤에 찼던 제금을 치면서 반대 방향인 좌편 장내를 돌아가는데, 상좌는 이것을 보고 살금살금 와서 또 뺏는다.)

[옴중]

 이크 이것이 웬일이냐. 알고 보니 여기가 못된 적혈이구나!

[상좌]

 (옴중의 앞으로 살금살금 와서 제금을 치면서 놀린다.)

[옴중]

 얘 마라 마라! 남의 물건을 도적질해 가지고 사람까지 놀려! 백골이 다 된 녀석이 도적질은 일쑤야!

[상좌]

 (또 다시 옴중 앞에 와서 제금 한짝은 등에 또 한짝은 가슴에 다 맞때리면 옴중은 아프다고 앉는다.)

[옴중]
 

 꾸 꾸 (아픈 소리) 요놈이! 적반하장이지 남의 물건을 도적질해 가지고 사람까지 쳐! 얘 얘 그러나 너 하던 지랄은 다 해 봤느냐.

[상좌]

 (신이 나서 삼현청을 향하여 손뼉을 쳐서 타령 장단을 청한다)

 (양인은 맞춤을 추다가 상좌를 쫓아버린다.)

[옴중]

 어른보다 차(車), 포(包), 오졸(五卒)이나 더 하는구나! (옴 그드름 춤을 추고, 삼청으로 가서) 대방을 휘 몰았소!

[잽이]

 (장고) 떵 끙!

[옴중]

 이크! 맹물은 아니로구나! (옴중이 삼현청 앞에서 '대방을 휘몰았소'란 뜻은 내가 춤을 출 것이니 장단을 쳐 달라는 부탁인데 '떵꿍' 치는 이유는 반주를 잘해 줄 것이니 염려 말라는 신호이다.)

 (옴중은 그드름춤을 추려고 춤 문구를 부른다.)

 절수 절수 지화자자 으르륵 ….

[옴중]

 금강산 좋단 말을 바람편에 넌짓 듣고….

 (타령조로 '깨끼' '짐걸이' '고개잡이' '깨끼리' '멍석말이' '곱사위' '여닫이' '깨끼춤'을 추고 삼현청으로 간다.)

 제3과장.  목중과 옴중  

등장인물 : 목중 4, 팔목중(파계승)

안면 : 홍색(가면포는 백색)

재담 : 유언(有言)

의상 : 용장삼

소지품 : 無

前인물 : 상좌 2, 옴중

(목중 가면은 4개인데 첫 목중이 '원목'이고, 다음 2, 3, 4목중은 '대목' 또는 '가목'이라 부른다.)

[목중]

 (장중 입구에서 다리를 벌리고 두 손으로 허리를 짚고서) 어-- 내가 남의 대방놀이판에 나왔더니 아래위가 휘청휘청하고 어깨가 시큰시큰하구나. 기왕지사 나왔으니 옛날 옛적에 하던 지랄이나 해 볼까.

 (목중은 장삼 자락을 펴서 두상에 얹고 삼현청을 내다보면서 소리를 낸다.)

 어 - 어 - 어- 어 -(송아지가 어미소 찾는 소리)

[옴중]

(삼현청 앞에서 목중의 소리를 듣고 일어나서 목중의 얼굴을 딱 때리고 달아난다.)

[목중]

(얻어맞고 깜짝 놀라서 장삼 자락을 휘 두르면서 얼굴이 몹시 아픈 시늉을 하며 허리를 구부리고 맴돌면서) 이크! 내가 나오지도 아니해서 사람을 치니 이놈이 웬 놈이냐?

[옴중]

아직 나오지도 않은 놈이 저렇게 커?

[목중]

내가 세상 밖에 나온 지는 한 60년 전에 나왔으나, 여기에 나오기는 지금 막 나오는 길이다.

[옴중]

그래 남의 대방놀이판에 나와서 5, 6월 송아지가 강변에서 풀이나 뜯어먹고 영각하듯(송아지 어미 찾듯) 어- 하니 그 무슨 안갑을 할 것이냐?

(옴방망이로 목중의 얼굴을 딱 때리고 삼현청을 향하여 달아난다.)

[목중]

(깜짝 놀라면서 코피가 나오는 시늉) 꾸- 꾸-. 이 놈이 사람을 어찌나 쳤는지 시꺼먼 붉은 피가 쏟아진다.

[옴중]

 (다시 목중을 때리고 삼현청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하는 말) 애! 나는 나오다 못해 백피(맑은 콧물)가 나온다.

[목중]

 그래! 맞기는 내가 맞고 피는 네가 나와?

[옴중]

 이놈! 남을 때리고서 저도 맞았다고!! 내가 이놈을 힐껏 보니 얼굴이 우툴두툴하고 힛끗힛끗하고 골창골창한 놈인데 이 놈을 붙잡아 가지고 조리를 돌려야지! (목중이 옴중의 옴벙거지를 붙잡아 가지고 이리저리 맴돌린다.) 아나 야이. (부르는 말)

[옴중]

 야― 이― (대답)

(옴중이 쓰고 있는 것이 하도 이상해서 물어본다)

[목중]

 얘 얘 이게 무어냐?

[옴중]

 그게 그거다!

[목중]

 세상에 그게 그것도 있느냐?

[옴중]

 네가 묻기를 그게 무어냐 하기에 나는 그게 그거라 했다.

[목중]

 옳지 이놈을 보니 대단히 팽팽한 놈이로구나! 너 쓴 것 말이다.

[옴중]

 쓰기는 무엇을 써! 일수(日收)를 써 , 월수(月收)를 써, 저놈이 평생 집안이 가난해 남의 돈만 써 본 놈이로구나! (하고 옴중이 목중의 얼굴을 딱 때린다. 목중은 다시 옴중 앞에 가서)

[목중]

 아나 야이.

[옴중]

 야― 이― (목중의 두상을 만져보면서) 엑끼 바닥의 아들놈(천인의 자식) ! 이놈이 생전에 관(冠) 한번 못 써본 놈이로구나! 자! 봐라. 사람이란 의관이 분명해야 양반이지 평생에 상놈의 자식이란 할 수 없구나! (하면서 목중의 '대강이'를 딱 때리며 자기의 옴벙거지를 뵌다) 봐라! 어떠냐? 분명한 양반이 아니시냐!

[목중]

 얘 이것은 무엇이냐?

[옴중]

 관(冠)이다 관(冠)!

[목중]

 관이면 이름이 있겠구나.

[옴중]

 암! 이름이 있구말구.

[목중]

한번 알아보자.

[옴중]

네가 알면 지랄을 해.

[목중]

지랄을 아니할 터이니 알아보자.

[옴중]

그래라 저기! 종로 네거리를 썩 올라가서 종각 모퉁이를 돌아서려면 큰 '드팀전'이 있느니라. 그 디팀전에서 깔고 앉은 '초방석' 같기도 하고, 또 한가지는 저기 동소문 밖을 썩 나서서 가면 버드나무 정자 밑에서 늙은 마누라가 녹두를 득득 갈아서 거기다 미나리 파를 숭덩숭덩 썰어넣고 누릇누릇하게 부친 빈대떡 같기도 하다.

[목중]

(이 말을 듣고 좋아서) 얘 얘 그중에서 한가지는 대단히 긴요하구나!

[옴중]

그래! 무엇이 긴요하다는 말이냐? (목중이 옴중의 옴벙거지를 먹으려 든다.)

[목중]

으드득 으드득 으드득.

[옴중]

(질색을 하며) 아무리 석삼년이나 굶었기로 남의 의관을 먹어!

[목중]

네가 언제 의관이라 했느냐, 동소문 밖에서 늙은 마누라가 부친 빈대떡이라 했지.

[옴중]

내가 언제 빈대떡이라 했느냐, 빈대떡 같다고 했지! (목중의 얼굴을 딱 때린다.)

[목중]

(다시 옴벙거지가 이상한 듯) 아나 야이!

[옴중]

야 ― 이 ―

[목중]

그러면 다시 보자!

[옴중]

그래라 봐라!

[목중]

(다시 옴벙거지를 만지며) 얘 이 위에 나불나불하는 것은 무어냐?

[옴중]

이것은 내가 청국 사신으로 가실 제 하사하신 어송화(御送花)다.

[목중]

허, 어, 이놈 엄청난 놈이로구나, 그래 그것이 어송화냐?

[옴중]

영낙없지!

[목중]

(다시 대들며) 그러면 다시 보자.

[옴중]

그래라 봐라.

[목중]

이 갓에 두른 것은 무어냐?

[옴중]

그것은 '옥루(갓머리에 두르는 장식품, 외국 가는 사신용)'다.

[목중]

두루미 잡는 것?

[옴중]

그것은 '옥노'지. 이것은 '옥루'야!

[목중]

얘 그러면 다시 보자!

[옴중]

그래라 옛다 봐라!

[목중]

(옴벙거지를 잔뜩 잡아제치고 얼굴을 더듬어 본다) 이놈에 쌍판대기가 어찌 이렇게 됐느냐, 한치 두치 세치 …… (옴중의 얼굴을 재다가 탁 친다.)

[옴중]

이런 제미헐놈이 자벌레가 '중패질(성교할 때의 동작)'을 하나 재기는 무엇을 재?

[목중]

(다시 재면서) 그런데 네 얼굴이 누릇누릇하고 우툴두툴하고 힛득힛득한 것은 무어냐?

[옴중]

너 어찌하는 말이냐, 모르는 소리 마라! 호구별성(戶口別星, 마마귀신)님이 잠간 전좌(殿座)해 계신 거다.

[목중]

이놈 봐라! 호구별성님이 어디 전좌할 데가 없어 너 같은 개 얼굴에 전좌해 계신단 말이냐?

[옴중]

너 어찌하는 말이냐, 모르는 소리 마라! 호구별성님이 나오실 제 양반이고 상놈이고 상관없이 인물 보고 어른 같은 얼굴에 전좌한 거다! (목중이 옴중의 얼굴을 탁 치면서)

[목중]

그래 호구별성님이 어디 전좌할 데가 없어 너 같은 개 얼굴에 전좌한단 말이냐? 그럼 어디 다시 보쟈!

[옴중]

자 봐라! (목중이 옴중의 얼굴을 더듬어 본다.) 얘 얘 별성님이 계신 데는 만져보지 마라.

[목중]

이놈이 별성이니 마마니 하더니 어디서 잔뜩 '진옴'을 올려가지고 다니는구나. 엑기! 바닥의 아들놈. 아이구 가려워 죽겠다. (다시 옴중의 얼굴을 탁 친다.)

[옴중]

그래 남을 가지고 용천 지랄을 하더니 이제 와서는 옴을 올렸다구. 그래 누가 옴을 올려!

[목중]

그래 네가 옴을 올렸어!

[옴중]

(분하여 소매를 걷으며 싸우려고 대든다) 그래 누가 옴을 올려!

[목중]

네가 옴을 올려.

[옴중]

그래 무얼 올려.

[목중]

옴을 올려

[옴중]

그래 무얼 올려.

[목중]

아니다! 빤빤하다 대패로 민 것 같다.

[옴중]

그러면 그렇지, 제미할 놈이 옴을 올렸다고 해!

[목중]

얘 얘 그러나 저러나 너 하던 지랄은 다 했느냐.

[옴중]

어느 제미할 놈이 다해! (춤을 추겠다는 문구) 금강산 좋단 말을 풍편에 넌짓 듣고 장안사를 쑥 들어서니 난데없은 검은 중놈이 8대 장삼을 걸쳐 입고서 흐늘거린다.

(장단 · 타령조)

(두 사람이 '맞춤'을 추다가 목중이 장삼 자락으로 후리쳐 내쫓고 독무한다.)

제4과장.  연닢과 눈끔적이춤  

1. 등장인물 : '연닢' 고승(天殺星)

   안면 : 상부는 청색, 하부는 홍색

   재담 : 무언

   의상 : 청창옷(등에 학 그림)

   소지품 : 화선(花繕)

2. 등장인물 : '눈끔적이' 고승(地殺星)

   안면 : 흑홍색

   재담 : 무언

   의상 : 회색 용장삼

   소지품 : 무

   전인물 : 상좌 2, 목중 4, 옴중

(연닢 눈끔쩍이가 등장하여 신장(놀이판)에서 '팔목중(파계승)'을 퇴치시키려 나온다. 연닢은 화선(꽃부채)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끔쩍이는 장삼 자락으로 역시 얼굴을 가리고 나온다. 연닢은 천살성, 눈끔쩍이는 지살성인데, 이들의 눈살이 비치면 생물체가 죽기 때문에 얼굴을 가리는 것이다. 장내에 있던 파계승들은 이 이상한 괴물을 보고 한 사람씩 가까이 가서 본다.)

[옴중]

얘들아 저기 괴상한 것이 나타나 계시니 누가 가서 보고 오너라. (상좌를 보고) 너 한번 보고 오너라! (이때 상좌는 손뼉을 쳐서 타령조의 삼현장단을 청하니, 춤추며 연닢 앞에 가서 보려고 하는데 연닢이 화선을 내밀면 깜짝 놀래 도망온다.)

   (삼현 중지)

엑끼 못생긴 놈, 백골이 다 된 녀석이 무엇이 무서워서 그래 놀래느냐? (둘째 상좌를 가리키며) 너 한번 보고 오너라. (두째 상좌가 손뼉을 쳐서 장단을 청하여 춤추며 가까이 가면, 연닢 화선을 내민다. 상좌는 깜짝 놀래 도망온다.)

   (삼현 중지)

엑끼 바닥의 아들 놈! 마라 마라.

[목중]

얘 얘 말 마라 큰일났다. 산중에서 대붕이가 나타났구나.

(이와 같이 각기의 목중들이 보고 온 다음 옴중이 큰 소리를 한다.)

[옴중]

 엑끼 못생긴 놈 같으니 사내 대장부가 邪不犯正이지 무엇이 무서워서 어이구 데이구 하느냐, 내가 가서 보고 올 테니 봐라!

[목중]

 어서 보고 오너라, 너는 별 수 있느냐?

[옴중]

 (큰 소리로) 襄陽小兒齊拍手하니 欄歌爭唱白銅제라! (옴중이 깨끼춤을 추면서 연닢과 눈끔쩍이의 앞 뒤를 돌다가 눈끔쩍이의 장삼 자락을 휙 제치고 본다. 눈끔쩍이는 눈을 끔쩍끔쩍하면서 옴중을 잡으려고 쫓아오면 옴중은 겁이 나서 이리저리 허둥지둥 달아나고 눈끔쩍이는 옴중을 쫓아내려고 따라가는데 난데없는 삼현육각의 음율 소리를 듣고 제각기 춤을 춘다.)

(삼현 중지)

제5과장.  팔목중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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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과장.  사자춤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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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과장.  샌님춤  

      제1경  의막사령 놀이

1. 등장인물 : '샌님'(언청이 양반)

    안면 : 홍색(늙은 노인)

    재담 : 유언

    의상 : 백색 도포에 수건을 쓴다.

    소지품 : 백선(흰부채)

2. 등장인물 : '서방님'(두째 상좌 탈을 대용한다. 샌님의 동생)

    재담 : 무언

    의상 : 도포에 관을 쓴다. 백선

3. 등장인물 : 도령님(첫째 상좌 가면을 대용한다)

    재담 : 무언

    의상 : 전복에 복건을 쓴다.  백선

4. 구인물 : 말뚝이는 샌님의 하인 역, 쇠뚝이는 취발이의 탈을 대용한다. 소무는 쇠뚝이의 마누라역.

       (취발이가 노장의 첩 한 사람을 뺏어가지고 쇠뚝이란 이름으로 변명한다.)

  * 장내에는 쇠뚝이, 소무 내외가 앉아 있고, 샌님 일행은 말뚝이란 하인을 데리고 과거 보러 가는데 '산대굿'을 구경하다가 날이 저무는 줄 모르고 있다가 여인숙을 정하지 못하고 쩔쩔매는데, 쇠뚝이란 친구를 만나 여인숙을 정해 달라고 한다.)

[말뚝이]

 (춤 문구) 쳐라!

(타령 장단에 맞추어 샌님 일행이 나와 일렬로 선다.)

[샌님]

 말뚝아!

[말뚝이]

 네이!

[샌님]

 의막 하나를 정해라!

[말뚝이]

 네이! 이것 탈났네. 날은 저물었는데 어데다 의막을 정해. 그러나 아니 정할 수 있나? (노래조로) 의막 사령! 이크 사람들이 이렇게 인산만산한데 대답하는 양반 한 사람 없구나. 그러나 저러나 다시 한번 불러보자. 의막 사령!

[쇠뚝이]

 어느 제미할 놈이 남의 내외가 내근을 하는데 의막 사령 해!

[말뚝이]

 얘 얘 이렇게 사람들이 인산만산한데 내근을 해!

[쇠뚝이]

 아무리 사람들이 인산만산하고 만산편야(萬山偏野)할지라도 우리 내외니까 내근을 하지.

[말뚝이]

 옳겠다! 네 목소리 들으니 반갑구나.

(서로 마주 서서)

[말뚝이]

 아나 야이!

[쇠뚝이]

 야 이.

[말뚝이]

 그런데 요새 듬성듬성하네 그려.

[쇠뚝이]

 건둥건둥하단 말이지.

[말뚝이]

 암 그렇고 말고.

[쇠뚝이]

 요새 족통(足痛)이나 안 났나?

[말뚝이]

 그건 효자야.

[쇠뚝이]

 소재 말이지?

[말뚝이]

 그건 소재지, 효자란 말이다.

[쇠뚝이]

 얘 얘 농담은 그만두고 대관절 너 옹색한 일이나 있느냐?

[말뚝이]

 너 여기서 만나보기를 천만다행이다.

[쇠뚝이]

 그래 요사이 옹색한 일이 있구나.

[말뚝이]

 내가 다름이 아니라 우리 댁 샌님 서방님 도령님을 모시고 과거를 보러 가는데, 산대굿 구경을 하다가 해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의막을 못 정했다. 나는 여기 아는 사람 없고, 천만의외로 너를 여기서 만났으니 의막 하나 정해다우.

[쇠뚝이]

 염려마라, 정해주마. (장단에 맞춰 장내를 돌다가 의막을 정해 놓고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친다.)

(삼현중지)

얘 의막을 정해 놓고 왔다. 혹시 그 놈들이 담배질을 하더라도 아래윗간은 분명해야 하지 않겠느냐?

[말뚝이]

 영낙없지.

[쇠뚝이]

 그래서 말뚝을 뺑뺑 돌려서 박고 띠를 두르고 문은 하늘로 냈다. (돈사를 말함.)

[말뚝이]

 그것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로구나.

[쇠뚝이]

 영낙없지!

[말뚝이]

 그 집을 들어가자면 물구나무를 서야 들어가겠구나.

[쇠뚝이]

 영낙없지.

[말뚝이]

 얘 너하고 나하고 사귄 것이 불찰이지, 자 우리집 샌님을 들어 모시자.

[쇠뚝이]

 내야 무슨 상관이 있느냐, 대관절 너는 그 댁의 뭐냐?

[말뚝이]

 나는 그 댁의 청직일세.

[쇠뚝이]

 청직이면 패양이 갓을 써.

[말뚝이]

 청직(廳直)이가 아니라 겸노(兼奴)일세.

[쇠뚝이]

 옳겠다. 그러면 그 양반들이 어데 있느냐?

[말뚝이]

 저기들 있으니 들어 모시자. (샌님 일행을 돼지 몰아넣듯 두두 한다.)

(삼현중지)

[샌님]

 말뚝아.

[말뚝이]

 네이.

[샌님]

 이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말뚝이]

 아는 친구 쇠뚝이가 정해 줬오. (쇠뚝이에게로 가서) 얘, 우리 댁 샌님이 의막을 누가 정했느냐 하기에 네가 정했다고 했다. 그러하니 우리 댁 샌님을 한번 뵈라.

[쇠뚝이]

 내가 그러한 양반을 왜 뵙느냐.

[말뚝이]

 너 그렇지 않다. 이 다음 우리 댁 샌님이 벼슬이라도 하면 너 괜찮다. 혹시 청(請)편지 한 장 쓰더라도 괜찮다.

[쇠뚝이]

 그러면 네 말대로 뵙고 오마. (장단에 맞춰 샌님 일행을 둘러보고 와서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친다.)

(삼현중지)

[말뚝이]

 보고 왔느냐?

[쇠뚝이]

 내가 샌님 일행을 뵈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들이냐. 한량의 자식들이지.

[말뚝이]

 그렇지 않다. 분명한 양반이시다.

[쇠뚝이]

 내가 뵈니 샌님이란 작자는 도포는 입었으나 '전대띠'를 매고, '두부보자기'를 쓰고, 화선(花扇)을 들었으니, 그게 무슨 양반의 자식이냐, 바닥의 아들놈이지.

[말뚝이]

 얘 그렇지 않다. 그 댁이 빈한해서 세물전에서 의복을 세를 내어 얻어 입고 와서 구색이 맞지 않아 그러하다.

[쇠뚝이]

 집안이 간구해서 그래?

[말뚝이]

 영낙없지.

(이런 모욕의 말을 샌님이 모두 듣고)

[샌님]

 말뚝아!

[말뚝이]

 네이.

[샌님]

 너 어데 갔드냐?

[말뚝이]

 네이! 서산나귀 솔질하야 호피 안장 드듭 놓아 가지고 앞 남산 밖 남산 쌍계동 벽계동 칠패 팔패 돌모루로 동작강을 넌즛 건너 남대문을 썩 들어서니 일 간동, 이 목골, 삼 청동, 사 직골, 오 궁터, 육 조앞, 칠 가남, 팔 각재, 구 리개, 십 자가, 아이머리 다방골로 어른머리 감투머리 전골로 언청다리 쇠경다리를 건너서 배우개 안 네거리를 썩 나서서 아래위로 치더덤고 내리 더듬어도 샌님의 색끼란 한 마리도 없기에 아는 친구를 만나 물어 봤드니 동소문 밖으로 나가드라 하기에 차츰차츰 양주골에 당도해 보니 내 증손자 아들놈을 여기서 만나는구려! (하고 샌님의 얼굴을 탁 친다.)

[샌님]

 흐르륵! (쓴 웃음) 삼로가상(三路街上)에서 허언맹세를 탁탁하고 후래 개자식!

[쇠뚝이]

 (옆에서 듣다가) 얘 얘 그놈의 음성을 들으니 '총을치' 하겠다.

[말뚝이]

 암! 벼슬을 하지. 얘 이다음 벼슬을 하면 괜찮으니 너 문안을 드려라.

[쇠뚝이]

 내가 상놈된 죄로 문안드릴 수밖에 없구나. (샌님 앞으로 가서 두 손을 모아) 샌님 남의 종 쇠뚝이 문안드리오 소인!

(삼현중지)

[쇠뚝이]

 (샌님에 인사하고 돌아와 말뚝이의 얼굴을 탁 치며) 얘 내가 샌님을 보니 분명한 양반이시더라.

[말뚝이]

 암 양반이시고 말고.

[쇠뚝이]

 얘, 우리 같으면 네 어미 씹구녁이나 잘 했느냐 할 터인데, 신중히 계시니 분명한 양반이시더라.

[말뚝이]

 영낙없지. 얘 이번에는 저기 가운데 계신 서방님께 문안을 잘 드려야지 만약 잘못 드리면 네미 붙을 놈이다.

[쇠뚝이]

 그래서! (서방님 앞으로 가) 서방님! 서방님! 서방님! 소인! (다시 말뚝이 앞에 와서)

(삼현중지)

[말뚝이]

 너 다녀 왔느냐?

[쇠뚝이]

 얘 서방님도 분명한 양반이시더라.

[말뚝이]

 암 양반이시고 말고, 이번에는 저 끝에 계신 도령님에게 문안을 드려도 네 어미 씹구녁 넌덜머리 같고 또 문안을 안 드려도 네 어미 씹구녁 넌덜머리 같다. 어서 갔다 오너라.

[쇠뚝이]

 이 녀석아! 그 무슨 안갑을 할 소리냐.

[말뚝이]

 잔소리 말고 어서 갔다와.

[쇠뚝이]

 그래라. (장단에 맞춰 도령님에게 문안 드리러 간다.) 도령님! 도령님! 도령님! 소인!

[도련님]

 고히 있드냐?

(삼현중지)

[말뚝이]

 너 다녀왔느냐?

[쇠뚝이]

 얘 그놈 맹낭한 놈이드라. 나 같으면 네 어미 씹구녁이나 잘 했느냐 할 터인데, "너 고히 있느냐?"하니 그놈 맹낭한 양반이시드라.

[말뚝이]

 암 양반이시고 말고.

[쇠뚝이]

 얘 내가 문안을 해보니 싱겁구나, 문안을 다시 드리게 해다우.

[말뚝이]

 어떻게?

[쇠뚝이]

 내가 술 한 잔을 먹고 얼굴이지지벌거면 아래 윗 댁으로 돌아다니면서 뜰을 씁네 하고 조개란 조개를 모두 까먹고…….

[말뚝이]

 그 무슨 조개를 잘 까먹느냐?

[쇠뚝이]

 묵은 조개 햇조개 잘 까먹고 영해 영덕 고등어 준치 방어 소라 잘 까먹는 쇠뚝이 문안이요!

[말뚝이]

 후래 아들놈!

[샌님]

 (이 말을 다 듣고) 말뚝아!

[말뚝이]

 녜이.

[샌님]

 남의 종 쇠뚝이를 잡아들여라!

[말뚝이]

 녜이 지당한 분부요! (말뚝이 쇠뚝이를 궁둥이를 끌어 거꾸로 데리고 온다)

[샌님]

 그 놈의 대강이는 어데로 갔느냐?

[말뚝이]

 녜이! 그놈의 대강이를 샌님댁 대부인이 보시면 기절경풍을 할까 봐 까꾸로 잡아들였소.

[샌님]

 그놈의 대강이를 빼다가 꾹 박아라!

[말뚝이]

 녜이 꾹 박았소. (쇠뚝이가 샌님에게 꼴데기질을 하자 샌님이 보고)

[샌님]

 그놈의 손가락이 꼼지락꼼지락 하니 그것이 무어냐?

[말뚝이]

 쇠뚝이 보고 물어보시요.

[샌님]

 여봐라 이놈!

[쇠뚝이]

 누가 나를 보고 이놈이라고 해, 나도 이름이 분명한데.

[샌님]

 그래 네 이름이 있으면 무어란 말이냐?

[쇠뚝이]

 샌님이 부르시기에 적당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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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경   포도부장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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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과장.  사자춤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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